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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레터] 김현 30주기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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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7 05:00

이한수 Books팀장
이한수 Books팀장
오늘(27일)은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이 세상 떠난 지 30주기 되는 날입니다. 학생 시절 그의 글을 아껴 탐독했는데 이제는 죽은 그보다 나이가 훌쩍 많아졌네요.

시인 곽재구는 김현을 최고의 평론가로 꼽았습니다. "백낙청은 '새것'이고, 김우창은 정확하고, 김현은 따뜻하다"면서 셋 중 따뜻함이 가장 좋다고 했지요. 남의 글 비평이 어떻게 따뜻할 수 있을까요. 잡지 및 출판사 '문학과지성'을 함께한 동료 김병익은 1991년 낸 평론집 '열림과 일굼'에서 김현 글의 비밀을 살짝 공개합니다. 김현은 시 한 편 분석하려고 최소 여섯 번을 읽는답니다. 처음엔 물론 그냥 읽습니다. 두 번째는 의미론적으로 분절해 읽고, 세 번째는 리듬 구조에 따라 읽습니다. 네 번째는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읽고서 자신을 강하게 울린 어휘를 몇 개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두 번 더 읽는답니다. 애정을 갖고 치밀하게 읽으니 이해가 깊어질 수밖에요.

시인 황지우는 말합니다. "한 번이라도 김현 비평의 대상이 되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느꼈을 것이다. 자신이 쓴 것에 대해 이자가 더 많이 알고 있지 않나 하는 불안감, 자신에게도 이런 점이 있었나 하는 의혹, 아니면 이자에게 들켰구나 하는 은밀한 반가움 따위를."(김현문학전집 16 '자료집')

김현은 일찍 죽은 시인 기형도 유고 시집 '입속의 검은 잎'에 붙인 해설에서 사람은 두 번 죽는다고 했습니다. 한 번은 육체가 죽을 때, 또 한 번은 죽은 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모두 사라질 때지요. 그렇다면 김현은 두 번째는 죽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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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7,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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