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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보여주기식 쇼였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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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참여연대에서 분류작업 인력 비용을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씨제이(CJ)대한통운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집행위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참여연대에서 분류작업 인력 비용을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씨제이(CJ)대한통운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최근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지난달 말 주요 택배회사들이 앞다퉈 ‘과로사 방지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벌써 대책이 여론 무마용 ‘꼼수’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대책을 내놓은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런 불신을 받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택배업계 1위로, 올해 과로사한 택배노동자 13명 중 6명이 소속되어 있던 씨제이(CJ)대한통운은 지난달 22일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분류작업에 추가 인력 4천명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인건비 가운데 절반만 본사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대리점에 떠넘기려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씨제이대한통운의 설명을 종합하면, 씨제이대한통운은 분류작업 인건비를 절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대리점에 통보했다. 씨제이대한통운 쪽은 “대리점별 규모와 수익에 따라 부담 비중을 조정하는 것으로 협의 중”이며 “택배기사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리점 부담이 택배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난달 대책 발표 때 쏙 빼놨던 비용 분담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추가 인력 투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3위인 롯데택배도 분류작업 인력 1천명 추가 투입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기존 택배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은 더 나빠졌다고 한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롯데택배는 고양시에 있던 대리점 5곳을 파주집배센터로 옮겼다. 파주집배센터는 11t 대형트럭들을 대상으로 만든 곳이라 택배 물건을 내리는 도크의 위치가 높다. 택배기사들이 이곳에서 상품을 직접 운행하는 1t 트럭에 옮기려면 허리를 잔뜩 굽혀야 하고 머리를 부딪히게 되는 위험도 크다. 이러다 보니 분류 시간이 대리점에서 할 때보다 되레 길어졌다고 한다. 롯데택배 쪽은 뒤늦게 “불편한 작업 환경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택배회사들은 지난 9월 말 추석 연휴 직전에도 분류 지원 인력 추가 투입을 약속해놓고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택배회사들의 반복되는 ‘빈말 대책’은 과로사 방지 대책을 더 이상 회사에만 맡길 수 없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직접 택배노동자들의 근무환경 점검과 개선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택배회사들은 과로사 문제를 택배노동자뿐 아니라 국민도 주시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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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6, 2020 at 05: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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